Bluetooth
블루투스를 아시나요?
블루투스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2005년 Apec 정상회담이 부산에서 열리던 시기입니다.
전국의 통번역사들이 부산으로 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구미 삼성전자쪽에서 핸드폰 관련 번역인력을 급하게 구하고 있었습니다.
번역할 사람들이 부족해서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삼성핸드폰 매뉴얼을 한영, 영한, 중한으로 번역하는 일이었습니다.
어찌어찌하여 열 몇 명의 사람들이 하루 종일 긴급하게 번역에 돌입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번역하는 내용중에 Bluetooth라는 단어가 튀어나왔습니다
뭥미?
분명 파란이빨이 아니라는 것은 알겠는데
왜 Bluetooth라는 단어가 갑자기 핸드폰 매뉴얼에서 튀어나오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디에 쓰이는 단어인지도 잘 모르겠고.
엄청 생소한 단어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은 거의 누구에게나 익숙한 단어지만
그때는 2005년이었습니다.
시간에 쫓겨 Bluetooth에 대해서 자세히 검색해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내용은 그저 매뉴얼에 블루투스라는 기능이 있다는 정도였기 때문에
단어만 번역하면 되었고 영어발음 그대로 번역하면 되는 단어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블루투스가 왜 블루투스인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검색을 해봤습니다.
와우~
생각지도 못했던 스토리가 있습니다.
블루투스는 10세기 스칸디나비아 지역을 통일한 왕의 별명입니다.
덴마크와 노르웨이의 국왕 해럴드 블루투스 곰슨(Harold "Bluetooth" Gormsson)의 별명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파란이빨 해럴드 곰슨입니다.
(이름이 곰슨 Gormsson인 걸 보니 이 왕의 아버지의 이름은 Gorm인걸로 추측해볼 수 있겠습니다. 중학교 때 다들 배우셨죠? Johnson은 John의 아들이라는...)
그런데 그가 왜 파란이빨이라고 불렸을까요?
거기에는 두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첫 번째, 블루베리를 좋아해 항상 치아가 푸르게 물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전투중에 치아가 빠져서 파란색 의치를 해 넣었기 때문이다.
흠...저는 첫 번째 블루베리 가설이 더 유력하게 보입니다.
그런데 왜 이 무선기술에 이 왕의 별명을 붙였을까요?
그것은 바로 이 왕이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을 통일한 것처럼
서로 다른 통신 장치들을 하나의 무선통신 규격으로 통일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붙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멀고 먼 북유럽왕의 별명을 가져왔을까요?
여러 국가들을 통일해서 위대한 통일왕국을 만든 다른 왕들도 많았을텐데..?
블루투스 기술은 1994년 에릭슨(Ericsson)이 연구를 시작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1998년 에릭슨, 노키아, IBM, 도시바, 인텔 등으로 구성된
‘블루투스 SIG(Special Interest Group)’를 통해 본격적으로 개발됐다고 합니다.
지금은 블루투스 SIG 회원사는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만
당시에는 5개 회사가 주축이었고
시작은 북유럽국가중의 하나인 스웨덴의 에릭슨이었네요
노키아는 핀란드 회사이고, IBM과 인텔은 미국, 도시바는 일본이네요
그래서 이름을 북유럽사람에게 친숙한 블루투스를 가져왔나 봅니다.
이 SIG라는 그룹은 위대한 왕이 여러 나라들을 통일하듯이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이 통신장치들의 무선 기술 규격으로
통일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공식명칭을 블루투스로 정한 것이군요
블루투스 로고도 기억나시나요?
안테나처럼 생긴...
저는 볼때마다 안테나가 연상됩니다
그것은 스칸디나비아 룬 문자 H와 B를 겹쳐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블루투스에 의외로 재밌는 스토리가 숨어있네요.
재밌는 사실을 알게 된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