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or stopper

door stopper

 

아주 오래전에 일입니다.

 

뒷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정말 시원한 아파트에서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숲세권 아파트입니다.

 

여름에 방문을 열어놓고 있으면 그 바람이 솔솔 불어와 에어컨이 필요 없을 정도였습니다.

 

기분 좋게 바람을 즐기고 있다 보면

 

어느 순간 ‘꽝’ 하고 방문이 닫힙니다.

 

바람이 너무 세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 어머니는 어디선가 빨간 벽돌을 구해왔습니다.

 

벽돌을 달력으로 포장을 합니다.

 

그리고 방문이 닫히지 않도록 그 벽돌을 문에 괴어 놓았습니다.

 

 

그러다가 언제 어떻게 나타났는지는 모르지만

 

벽돌 대신 새로운 것이 눈에 포착되었습니다.

 

문 밑에 끼워서 문이 닫히지 않도록 고정시키는 나무로 된 제품이었습니다.

 

아마 어디선가 사온 것 같습니다.

 

 

벽돌보다 가볍고 보기에도 눈에 거슬리지 않는 아이디어 상품 같았습니다.

 

그러다 다른 집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여전히 그 제품이 필요했는데 이사하는 과정에 그것들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어머니는 저에게 그 제품을 사오라고 했습니다.

 

평소에 아무생각 없이 보던 물건인데 막상 사려고 하니 이름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어디서 사야할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일단 근처 수퍼마켓에 가봤지만 없었습니다.

 

지금처럼 다이소가 곳곳에 있던 시절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지하철역에서 다이소가 크게 생긴 것을 보았습니다.

 

혹시나 해서 가서 열심히 찾아봤더니 ..

 

그런 종류가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그 제품의 이름을 처음 보았습니다.

 

이름을 알기 전에는

 

그 제품을 무엇이라 부르는지 도통 알 수가 없어서 답답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door stopper

 

 

생각해보면 단순한 이름인데

 

그 제품에 그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

 

저로서는 매우 창의적으로 보였습니다.

 

 

사전을 찾아보니

 

사실 door stopper는 호텔 객실이나 아파트 현관문에

 

‘문짝이 열려 있도록 괴는 쐐기꼴 멈추개’ 라고 되어 있습니다.

 

한글이름이 너무 길고 어렵습니다.

 

 

말발굽처럼 생겼다고 해서 말발굽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제가 구입한 제품은 집안에서 방문에 끼우는 제품으로

 

말발굽처럼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조그만 나무 블록처럼 생겼는데

 

문에 끼워지도록 경사를 내서 만든 제품입니다.

 

 

이런 제품을 만든 사람도 기발하고

 

이런 이름을 붙인 사람도 기발한 것 같습니다.

 

 

단순하지만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기억하기도 너무 쉬운 이름입니다.

 

door stopper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당시에는 꽤나 인상적이서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door stopper